한스 로슬링의 《팩트풀니스》
1장에서 다루는 **간극 본능(Gap Instinct)**은 세상을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부자와 빈곤층'처럼 양극단의 두 집단으로 나누려는 본능적 경향을 다루고 있다.

사람의 뇌는 복잡한 현실을 단순하게 분류할 때 편안함을 느끼는 탓일까
저자는 이것이 본능적으로 사로잡히게 되는 착시와 같은 인간 본능의 오류를 예리한 시각으로 다루고 있다.
이 본능에 사로잡히면극단 사이에 존재하는 거대한 '중간층'을 완전히 놓치게 된다. 실제로 세계 인구의 약 75%는 극빈층도, 최상위 부유층도 아닌 중간 소득 단계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우리는 유독 양 끝의 격차(간극)에만 시선을 빼앗기곤 한다.

그래서인가 인도라는 나라를 떠올리면 지금도 극상류층과 극 하류층만 떠오른다.
첫장을 읽으며 오늘날 한국 사회는 이 간극 본능이 가장 극명하게 작동하는 공간이 어디인지 떠올려보게된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가장 도드라지는 간극 본능은 자산과 계층같은 이분법이 극에 달한것처럼 보인다.
특히 한국인들은 아파트 평수와 타는 자동차 종류만으로 타인과 자신의 부를 단정 짓는 착각에 깊이 빠져 있다. 몇 평짜리 아파트에 사는지, 국산차를 타는지 외제차를 타는지라는 단순한 이분법적 잣대로 사람을 '부자' 아니면 '거지'로 나누는 우픈이야기들을 농담인듯 진담인듯 쉽게 이야기한다.
SNS와 미디어 역시 이러한 착시를 끊임없이 부추긴다. 최상위 10%의 화려한 삶과 자산 양극화 소식만 과도하게 조명되다 보니, 지극히 정상적이고 건강하게 삶을 일궈가는 대다수의 평범한 중간층이 스스로를 '낙오자'나 '가난한 사람'으로 오인하곤 한다.
아파트와 자동차라는 눈에 보이는 껍데기로 세상을 부자와 빈곤층으로 잘라 보는 시각이야말로 대표적인 간극 본능의 오류다.
그렇다면 우리들의 관념속에서 가장 많이 범하는 간극 본능은 무엇이 있을까《팩트풀니스》에서 말하는 '간극 본능'을 단순한 경제적 계층이나 자산 영역에만 두지 않고, 정치적 양극화와 '편 가르기(노선 긋기)' 현상 -최근 정치권이나 미디어에서 극단적인 '노선 긋기'나 양극화가 심해지는 현상도 간극 본능의 일종으로 볼 수 있을것이다.
정치적 극단주의는 '우리 편(Good) 대 저쪽 편(Bad)'으로 세상을 반토막 내고 중간의 중도적·합리적 의견을 지워버린다는 점에서 간극 본능의 전형적인 증상일것이다.
정치적 간극 본능에 빠지지 않고, 세상을 흑백논리가 아닌 스펙트럼으로 바라보기 위해 개인이 할 수 있는 '팩트풀니스(사실충실성)' 실천법을 생각해보고 꼭 그 팩트를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는 시대라 여겨진다.
양극단 사이의 빈 공간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그 사이에 존재하며 삶을 이어가는 수많은 보통 사람들의 스펙트럼을 인지할 때 비로소 세상과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게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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